가자 춘천으로
주말 닭갈비가 너무 당겨서 가족들을 꼬셔서 춘천으로 떠났습니다. ‘닭갈비 하나 때문에 춘천까지 가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 갈 이곳은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가을이 절정을 치닫고 있어 단풍 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 떠났습니다.
근데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나 봅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가는데 3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소양강 댐
식당으로 바로 갈까 하다가 그래도 춘천까지 왔는데 댐 한번 보고 가야겠다 싶어 방문하였습니다.
댐 가는 길엔 단풍이 알록달록 물이 제대로 들었습니다.
한주만 늦게 왔어도 이 풍경을 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날씨도 좋고, 탁 트인 풍경이 마음까지 뻥 뚫어줍니다.
점심을 먹고 춘천으로 출발해서 어느덧 해가 조금씩 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댐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뷰가 가슴을 웅장하게 만듭니다.
주차장에서 팔각정까지 가는 데는 넉넉히 40분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팔각정 가시려면 출입시간 꼭 체크하세요.
동절기(12월-2월) 은 10시 - 16시
하절기(3월-11월) 은 10시 - 15시
생각보다 입장 마감이 빠릅니다.
우성닭갈비 본점
올초 평일에 아내랑 시간이 남아서 당일치기로 춘천에 들렀다가 재방문한 우성닭갈비입니다.
수요 미식회에 나온 집이라 들렀었던 기억이 납니다.
건물이 새 건물 이기도 하지만 인테리어 소재들이 깔끔하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테이블도 원목에 검정 무쇠 팬이 고정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멋스럽습니다. 팬의 질감과 나무질감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가격은 서울과 비교해도 저렴한 편입니다.
동치미 비주얼이 정말 시원해 보이지만 근데 먹어보면 치킨집의 그 '치킨무' 맛이랑 똑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속초 막국수집에서 내어오는 동치미 같이 톡 쏘면서 청량감 있는 동치미를 기대했지만, 이 가격에 더 바라는 건 무리겠죠.
처음 무쇠 팬에 닭갈비와 양배추 떡을 올려 주던데, 드는 생각이 '이게 끝??'이었습니다.
곧이어 2차로 깻잎과 양파 양념장을 추가로 넣어 주시는데 빛깔이 점점 고와집니다.
맛있게 지글지글 익어 가고 있습니다.
고기 익기 전에 떡과 야채 먼저 맛보는데, 떡이 쫀득하면서 부드럽게 씹힙니다. 본 요리 전에 배가 차오릅니다. 그만큼 떡에 양념이 잘 배어서 맛있습니다.
이 양념장으로 '닭떡닭떡'을 만들어도 대히트를 칠 것 같습니다.
쌈 없이 한점 먹어보는데, 이빨이 고기에 쑥 박히는 느낌이 좋은 고기를 썼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고개 처박고 들지를 않았습니다.
닭갈비에 닭만 먹고 갈 수 있나요.
볶음밥을 주문하니 양념 때를 계란 부치듯이 돌돌 말아 올려 벗겨냅니다. 신기해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닭갈비 볶음밥은 뭐 늘 먹던 그런 밥인데, 무쇠 팬에 눌어붙게 구워 주니 식감이 참 좋습니다.
아들은 매운걸 못 먹어서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메인 메뉴가 아니라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습니다. 그리고 소스가 적은데 리필을 요구하면 친절하게 더 가져다줍니다.
양념으로 텁텁해진 입을 씻어내기 위해 막국수를 시켜보았습니다. 평소 막국수를 좋아해서 강원도에 맛난다는 막국수집들은 다 가봤는데, 그 정도의 맛은 아니지만 준수합니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한입 먹기에 적절했습니다.
처음으로 20대 때 춘천에서 먹은 철판 닭갈비에 많이 실망해서 10년이나 지난 후에 처음 춘천에서 먹어보는 닭갈비인데, 떠오게 만들 만 큼의 매력이 있는 우성닭갈비입니다.
확실히 서울에서는 이런 맛을 내는 닭갈비 집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면 산책을 하기 좋게 야외도 잘 꾸며 놓았습니다. 이 일대가 여자고등학교와 이디야 커피밖에 없어서 붐비지 않고 주차 스트레스도 없고 한적하니 좋습니다.
왕복 6시간을 운전하면서 다녀온 춘천이지만,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당일치기 춘천여행이었습니다.
운전 때문에 힘듦에도 생각나면 다시 오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법 쌀쌀해져서 가을도 끝자락인데, 단풍도 보고 맛있는 닭갈비도 먹고 싶다면 춘천 여행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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