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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맛집

[강원도/양양/속초] 미친 동치미 '실로암 메밀 막국수'

by 덕길님 202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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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실로암 메밀국수


매년 분기마다 강원도 여행을
다닌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젠 고향집 가는 길보다
속초/강릉/양양 일대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강원도를 뻔질나게 올때마다
생각나는 식당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메밀국수 맛집인 실로암 메밀국수이다.


양양에는 메밀국수 맛집이 두 곳이 있다
바로 영광정 메밀국수실로암 메밀국수다.

영광정 메밀국수는
실로암에 비해 좀 더 친숙한 맛이고
메뉴도 다양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는 영광정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로암 메밀국수의 맛은
이곳 양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라
메밀국수 하면 실로암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근데 둘다 맛있으니 둘다 가보는걸 추천한다.


처음 공사 했을 때는 정원도 비어보이고
개들도 막 뛰어다니고 하더니
이젠 정원이 많이 가꾸어졌다.
건물도 으리으리하게 잘 지어놨다.


여기가 예전 실로암 메밀국수 건물이다.
십여 년 전에 처음 왔을 때는 저기서 먹었다.

까스활명수 보다 더 속이 뻥 뚫리는
동치미의 미친 맛에 취해 처음 먹었던
그 맛을 못 잊고 계속 찾아오고 있다.


이곳 메뉴는 심플하다.
보쌈 아니면 메밀국수이다.
근데 메밀국수집에서 메밀국수를 먹지
보쌈을 누가 먹나.
그래서 내가 먹어 보았다.
굉장히 부드럽고 맛났다.

암튼
아이랑 함께 오고 싶다면 아이 밥은
따로 먹이고 오도록 하자.
이곳에 애들이 먹을 음식은 없다.


실로암 메밀국수는 동치미 먹으러 오는 곳이다.
탄산이 터지는 듯한 쌉싸름 한 동치미가 제대로다.
일반 동치미처럼 달고 새콤한 맛이 강하진 않지만
그냥 맛있다.

먹어 보면 안다.


요렇게 양념장 얹은 메밀면과
동치미 열무김치가 끝이다.
메밀국수 맛 하나로 승부하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근데
예전엔 열무가 아니라 김치가
나왔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동치미의 맛은 10년 전에 비해 많이 못 해진 건 사실이다.
처음에 먹었을 때는 생전 처음 먹어 보는 동치미 맛에
집에 오고 나서 한참이나 생각이 났었다.

탄산의 느낌과 특유의 알싸함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도 여전히 맛있다.


메밀국수는
메밀면 위에 동치미를 요렇게 부어서 먹으면 된다.

근데 메밀면에 섞기 전에
동치미 먼저 한입 해보는 걸 추천한다.


살얼음 낀 동치미를 메밀국수에 쏴악 부으면
와 이 비주얼 보소.
이건 반칙이다.


요렇게 살살 비비면 새빨간 양념이 아주 많다.
양념은 조금 매운 편이다.

사실 올 때마다 매운맛이 달라서
맵다고 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떨 땐 안 맵고 어떨땐 너무 맵고 그렇다.
근래 먹은 건 매웠으니 매운 걸로...

그래도 맛있는 건 한결같다.

한입 먹으면 쌉쌀하고 까실한
메밀의 식감이 느껴지고.
뒤이어 동치미가 개운하게 씻어준다.
그리고 알싸한 양념 맛이 입안을 맴돈다.
달고 짠맛이 강하지 않지만
입안에 강하게 여운을 남긴다.

먹고 있는데 사라져 가는 메밀면이 원망스럽다.


배불리 먹고 정원 산책 한 바퀴 돌면
식사가 끝이 난다.


화장실 뒤편으로 가니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다.
수컷은 집안에서 퍼질러 자고 있고
암컷은 밖에서 졸고 있다.
무슨 사연인 건지...
못 본 척 지나쳐 주었다.


마침


일전에 메밀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당일로 양양을 와서 실로암 메밀국수만 딱 먹고
집에 간 적도 있을 정도로
실로암 메밀국수의 맛은 기억 속에 강하게 박힌다.

여러 메밀국수집을 다녀봤지만
내 마음속에 일등은 이곳 실로암 메밀국수다.
포스팅하면서도 또 먹고 싶네.

속초/양양/강릉을 들른다면 꼭 한 번 맛보길 권합니다.
물론 이 맛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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