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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발정난 구피와 첫 출산의 기쁨

by 덕길님 2020.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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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정

 

 

퇴근하고 집에 와서 열대어 어항을 보고 있다 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무리 지어 다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테트라들이 단체로 유영한다더니 구피도 유영하나 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자꾸 보다 보니 이건 거의 괴롭히는 수준에 가까웠습니다.

현재 어항에는 암컷이 4마리 수컷이 5마리인데, 거의 수컷 모두가 한 마리에게 집중적으로 구애를 합니다. 

 

역시 물고기도 인기 있는 녀석들만 인기가 있습니다. 세상 참 ㅋㅋ

 

 

발정난 수컷 구피들

 

 

저렇게 24시간 내내 쫓아 다닙니다. 만삭의 몸인데 저렇게 쫓아다녀도 괜찮나 하고 찾아보니, 일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합니다. 뭐 큰일이야 나겠나 싶어서 그냥 두었는데, 뭔가 바닥에 꼬물거리는 녀석이 보입니다.

 

 

치어 출산

 

 

 

 

숨어있는 치어

 

치어입니다.

출산이 시작 되었나 봅니다.

출산의 순간을 촬영 할 수 있는 영광을 저에게 허락해 주었으면 해서 퇴근 후 늦은 새벽에 1시간여간을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촬영이 꺼져있을 때 한번 퐁하고 튀어나오는 걸 본 뒤로 30분을 더 쭈그리고 앉았는데, 결국 찍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너무 귀엽습니다.

 

 

수초에 숨은 치어

 

 

치어들은 느릿느릿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날 쌥니다. 그리고 수초 어항의 경우 치어들이 숨을 곳이 많아서 안전하다고 합니다. 근데 저 큰 구피들도 사이사이 잘 통과하는데 수초 사이 간격이 넓어서 잘 숨을 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찾아보니 보통 치어통이나 암컷을 따로 빼주어서 치어들을 보호 해 준다고 합니다.

그게 아니면 유튜브에서 본 것 같은데 한번 출산해서 새끼들이 살아남아 자라게 되면 동족으로 인식해서 이후 출산을 하더라도 잘 잡아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첫 출산은 자연 그대로 지켜보려 합니다.

 

 

 

치어는 먹이가 아니다.

 

 

수컷 구피가 치어를 쫓아 가지만 힘껏 벗어납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제발 오픈된 곳으로 나오지 말고 잘 숨어 있으란 말이야!!"

 

1시간 반정도 쭈그리고 앉아있다가 출근해야 돼서 무사생존을 빌며 잠이 듭니다.

 

포식자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어항을 한참 쳐다보았는데, 곳곳에 숨어있던 치어들이 단 한 마리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출근해서 아내에게 체크를 해달라고 부탁했는데도 못봤다고 합니다.

 

"아......... "

 

종종, 외부여과기에 빨려 들어가서 살아남는 녀석도 있다고 해서, 집에 와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과기 뚜껑을 땃는데, 거기에 한 마리가 살아남아서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여과기에서 치어 한 마리가 빛의 속도로 튀어나왔고, 테트라에게 죽음을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포식자 테트라

 

이미지엔 잘나오지 않았는데, 먹힌 후 꼬리가 꼬물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잔인한 테트라 새끼.."

 

이 후 수조관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테트라들이 속도가 빨라서 치어들이 따돌릴 수가 없다고 합니다.

결국 한마리도 남지 않았습니다. 슬프네요.

 

 

구피 치어의 모습

 

 

다음번엔 테트라를 분리해서 다른 어항에 넣어 두어야 겠습니다. 테트라가 다잡아 먹은 걸로 보입니다.

 

"치어들아 내가 너를 기억하마 부디 좋을 곳으로 갔기를...."

 

지금 한마리가 더 임신중인데, 다음번엔 치어들이 잘 살아남아 기록을 남기고 싶은 바람입니다.

 

 


 

요약

1. 수컷은 인기 있는 암컷에게만 몰려든다.

2. 암컷이 임신중에도 따라다니며 배를 쪼아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테트라 속도가 빨라 치어를 학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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