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물생활...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에 직장 내 취미 생활이 필요했습니다. 그냥 식물이나 키울까도 생각하다가 옆자리 동료분이 오랫동안 구피를 기르셨던 분이라 구피를 기르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때마침 사무실도 이사를 갔고 와서 보니 맨 구석자리입니다. 그리고 서버가 가까워서 훈훈한 기운이 늘 퍼지는 이곳이 '열대어를 키우기 완벽한 공간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어항 사이즈 고민이 가장 컸습니다. 컴퓨터 앞에 둘 생각이라서 15 큐브를 생각했는데 너무 작은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15 큐브와 20 큐브 중에 선택 장애 걸린 사람처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뺏다를 반복했습니다. 보름 정도 고민 끝에 외부 여과기 사이즈에 맞춰보니 20 큐브 하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용품들은 이후에 조금씩 채우기로 하고 필요한 구성품만 구매 진행하였습니다.
막상 20 큐브가 책상 위로 오니 생각보다 사이즈가 부담스럽습니다. 근데 유목이나 수석을 봤을 때 15 큐브였으면 세팅 조차 버거웠을 것 같습니다.
구성
그로비타 올디아망 20 큐브하이, 리컴 걸이식 여과기 hi330, 황호석, 유목 20cm 크기
손 많이 가는 황호석
황호석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만원 어치를 샀는데, 엄청 많이 왔습니다. 사진 속 어항 돌은 구매한 돌의 1/5 정도도 안됩니다. 다른 돌에 비해서 가벼워서 그런지 엄청 많이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채취한 돌이라 그런지 구멍 사이사이 진흙이 엄청나게 뿜어져 나옵니다. 칫솔 들고 박박 문지르고 씻어도 계속 나옵니다. 양치도 이보다 열심히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사이사이 뚫린 구멍을 보니 활용하기도 좋아 보이고 씻고 나서 보니 이쁘긴 합니다. 생각보다 물러서 드릴이나 톱으로 원하는 모양 잡는 게 가능해 보였습니다. 남은 돌은 나중에 한번 다듬어 봐야겠습니다.
어항의 바닥재는 흑사와 산호사 섞어서 사용하였습니다. 수초가 많이는 아니고 적당히 들어갈 거라서 맨 밑바닥에 파워 샌드를 적당히 부어 주었습니다.
유목을 센터에 세우려고 하니 생김새가 바닥에서 뭔가 받쳐 주지 않으면 지지가 잘되지 않는 모양이라서 황호석을 받침대로 사용하였습니다. 유목이랑 색이 비슷해서 그런지 통일감 있고 조화로워 보입니다.
또 한 번 수경재배 어항
이전 스킨 무여과기 어항이 재미를 좀 봐서, 이번에는 여과기가 탑재된 수경재배 어항을 계획하였습니다. 집에서 여과기 없이 세팅된 어항이 있어서 얼마나 차이 나는지 궁금했습니다.
소형 어항에 맞게 집에서 키우고 있던 테이블야자, 스킨답서스, 스파티필름의 어린 아이들로 촉 나누기해서 들고 왔는데, 생각보다 모양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스킨이 유목을 타고 올라가고 스파티필름과 테이블야자가 유목을 감싸면 이쁠 것 같았는데, 고정하기도 쉽지가 않고 원하는 크기를 맞추기도 애매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물도 반만 채울 생각이었는데, 걸이식 여과기라 물이 차있지 않으면 낙차에 의해 물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납니다. 결국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만 즐겁습니다.
끝으로 수초 작업을 해 주었습니다. 메인을 발리스네리아로 꾸미려고 작정하고 심었는데, 하늘거리는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한 땀 한 땀 심지 않고 무심한 듯 대충 심어도 멋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아직은 어항이 볼품없지만 시간이 지나 식물과 수초들이 자라면서 채워주고 구피도 들어오면 나름 볼만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다른 물고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일단 물잡이로 집에서 구피 치어 잡아먹고 노는 포식자 테트라를 넣어 두었습니다.
"그 많은 구피 치어들 다잡아 먹었으니 열심히 일해야지.."
강제 노역 당첨입니다.
요약
1. 황호석 진흙 세척은 손이 많이 간다.
2. 황호석은 돌이 물러서 모양 잡기 좋아 보인다.
3. 물잡이는 글로라이트 테트라.
4. 취미생활은 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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